나는 왜 네 죽음이 납득이 안갈까.
나도 곰곰히 생각해봤어.
네가 죽은 그날부터 쭈욱 하루도 빠짐없이
네가 죽은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내가 얻은 결론은 하나야.
도피.
넌 네가 있는 그 현실이 무서워서 도망친거잖아.
네가 벌려놓은 일의 후폭풍이 두려워서
그 어떤걸로든 널 옥죄어 올 우리를 아니까
그게 겁나서 도망친거잖아.
너의 죽음에 애도보다는 화가 나서
너의 죽음이 아프다기보다 황당해서
이 상황이 너의 죽음으로 인해 종결된 이 모든것들이
나는 너무 짜증나고 역겹고 미안하고 화나고 그래.
네가 똑바로만 살았어도 너 안 죽었어.
네가 정직하게만 살았어도
네가 네 성욕만 참았어도
결말이 이렇게 비극이진 않을꺼야.
너로 인해 멈춘시간 넌 되돌리지 못 할꺼야.
인간은 시간을 거스를수가 없거든.
죽은 사람이라면 더더욱말이야.
역겹게도 더럽고 추잡한 이 시간들에
날 가둬놔줘서 정말 고마워.
산 사람이 죄스러워서 고개를 똑바로 못 들고 다닐만큼
너무 쪽팔리고 내 존재 자체가 저주스럽지만
너가 가둬놓은 이 시간속에서 있는 힘껏
너를 저 밑으로 추락시키고 짓밟을게.
네가 한 행동들에 대해서
그 댓가를 꼭 그곳에서 치루길 바래.
되도록이면 더 처절하게, 더 고통스럽게
더 아프게 더 괴롭게.
너의 구석구석이 미치게 아프도록.
화가 나서 따지고 싶은데 혀를 잘라가서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답답해 미쳐버리도록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괴롭길 바랄게.
너로인해서 살아있는것 조차 괴로운 사람들의
답답하고 화가 나는 심정을
네가 꼭 느껴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