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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처럼 퇴근 후 집에 가기 위해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날은 무척이나 덥고 더웠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볼살을 지나 내려오는 땀방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 때와 달리 버스는 오지 않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1시간 반을 더 기다렸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왜 정류장에 앉아서 기다렸는지는 나 조차도 알 수 없다.

폭포수 처럼 떨어지는 땀방울을 막을 수 없었던 난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택시는 18분 정도를 달려 나에게 오고 있었다.
내가 있던 정류장은 초등학교 뒷골목에 위치한 낡아빠진 정류장이었고, 멀리서는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 탓에 정류장이 있는지 알기 조차 쉽지 않았다.

택시는 나의 잘못된 위치 설명으로 인해 그냥 지나쳤고 우리는 알수 없는 시간 동안 몇번의 전화를 오가며 택시는 회전교차로를 몇번이고 돌고 돌았다.
사실 일반 택시 기사였다면 콜을 취소하고 다른 승객을 태우러 갔겠지만 이 기사는 달랐다.

또 다시 전화가 왔을 때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고 내가 보일테니 이쪽으로 와달라고 했다.
택시 아저씨는 날씨도 더운데 뭐하러 걸어오냐고 그쪽으로 가겠다며 몇초 뒤 전화를 끊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요금이 만원 정도 나오는 거리를 그렇게 헤메고 다녔던 기사님이 내게 불평을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빈혈이 있는 내게 차에 타자마자 한 말은 이거였다.

"많이 덥죠?"
뭔가 울컥 했다랄까..
요금이 많이 나오지도 않는 거리라 기사 입장에서는 더 먼거리가 좋았을 수도 있는데
가까운 거리를 오면서 불평 한번 안낸 기사님이 너무 감사했고 뒷자석에서 난 눈물을 몇방울 흘렸다.

요즘은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불평부터 털어놓은 기사님들이 종종 있는데 반면에 따듯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잊지 말고 사소한 일상 속 오고 가는 배려에 당연함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매일 매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