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이라, 지나간 시간에 나는 시간이라는 굴레를 책임지기 위해 회피하기만 했어. 우정이냐 사랑이냐 매순간 선택하는 것밖에 없었지. 너는 몰랐을 거야. 내가 얼마나 긴 시간동안 선택에 얽매여 있었는지, 어쩌면 그게 다행이었을지 모르지.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야. 니가 곁에 없는 동안 사실은 많은 걸 느꼈어. 남여 사이에 우정은 없다는 것을 말이야. 너가 이토록 보고 싶었을 줄이야. 알았을까. 모든 것에 의해 갇혀있는게 차라리 나았어. 모든 것에 열려 있던 나는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가벼운 줄 깨달았거든. 알아주길 바랬던 건 아니야. 그저 나는 모든 것을 겪고 너를 선택했어. 나에겐 그게 선택에 따른 기억이었지. 너에겐 상처일 수 있지만 우정을 버리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어. 어린 마음에 나는 그걸 알아주길 바랬어. 우정이 나에겐 전부였던 때였으니. 돌아온 결과는사실 안좋은 것 뿐만은 아니었어. 그저 내가 네 옆에 있을 자리가 안보였던 거야. 모르는 이들이 곁에 있고 물어보면 당연한듯 너의 사람, 나는 당연한 듯 그들과 같은 자리인 느낌이였어. 그래서 피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자신이 없어 도망친거지. 네 곁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많으니 말이야. 근데 또 시간이 지나고 느꼈어. 나는 너만큼 사랑한 사람은 없더라. 있을 때 더 잘할걸 느껴지더라. 곁에 있을 때 너도 나를 곁에 두기를 바랬는데 멀어지는 걸 체념하는 너의 자세가 난 무서웠었어. 그냥 나는 여전히 너를 그리워하고 있네. 언젠가 내가 또 떠오른다면 연락을 주었으면 해 언젠가 술 한 잔 기울이며 잘 살고 있다고 말해주었음 해 네게 사랑을 배운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