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행동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줄만 알았던 지금의 내가 그때와 변함 없다는 사실은 나라는 존재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누군가의 부르짖음 같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생각이 짧은 사람은 싫다. 생각이 깊은 나도 싫다. 가벼운 자신감을 가졌던 어릴 적의 내가 부럽다. 또는 없애고 싶다. 자신감 따위는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나답지 않게 어리광을 피웠다. 두 문장으로 어린 나를 표현할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정의감에 사로잡혔는지 모르겠다. 나다운 나에게 나를 묻고싶다. 묻고 묻어서, 무덤에 묻을 수 있도록. 암묵적인 바람에 내 몸 하나 실을 수 있도록. 결국엔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어리석은 내 몸뚱이 엉망진창으로 하나 되어선 절벽 끝으로 추락함에 슬픔 하나 자아낸다.
2018년 6월 27일 오전 10:30
절대로 어리석지 않았을겁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언젠간 그 정의감이 옳았음이 ...
그래도 너무 슬프하지 마세요. 가슴이 아려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