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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는다 아니 듣기 싫다
필기한걸 또 쓰고 읽고 반복하고
기계처럼 수학문제를 푸면 풀수록
사고는 정지하고 뇌는 굳어간다
하기 싫으면 안하는게 맞다고,
대학은 꼭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 없이 내뱉는 사람들의 말은 듣기 싫다
좁은 기숙사 방안에서
새벽 4시까지 공부한다고 해서
문제집 몇 권 더 푼다 해서
영어지문 몇 번 더 읽는다해서 얻는건 아무 것도 없다
거지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지금 죽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데 전혀 아깝지 않다
싫어하는 커피를 억지로 마셔가면서
매일 밤 버티는게 힘들다
깜빡 잠들었다가 아침에 눈 떴을 때
극도로 자괴감 느끼는 내가 싫다
사람이 수면을 취하는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눈을 뜨는 매 순간 순간 죄인이 된 기분이다
매 순간을 눈 뜨며 버티는게 싫다
해야할 공부는 산더미인데 체력이 딸려서
잠드는 나에게 늘 혐오감을 느낀다
이럴 바에 영원히 잠드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어떤 위로도 힘내라는 말도 좋게 들리지가 않는다 고등학생 때는 잠 부족한게 정상이라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니 버티라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낀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죽여버리고 싶다
어느 정도는 자야한다고, 그렇게까지 밤새면 못버틴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분노를 느낀다
당신이 내 공부 대신 해줄 것도 아니잖아요?
꼬일 대로 꼬인 인생 자체가 혐오스럽다
좋아하던 과목마저도 싫어졌고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혐오로 바뀌었다
1등급부터 9등급으로 줄 세우기 위해 변별력 문제를
출제하는 선생님들이 진심으로 혐오스럽다
나라는 존재와 내 인생 자체가 혐오스럽다
행복 사랑 이라는 감정을 더 이상 느낄 수가 없다
느낄 기회조차 박탈당해 버린 기분이다
이런 환경에서 도대체 어떻게 인류애를 가질 수 있단 말인가